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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배우기

수국과 하귤이 꽉찬, 제주 6월의 정원 '숨도'

by 모나스프링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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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도: 숨이 모여 쉼이 되는 정원. 숨만 잘 쉬어도 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숨도라는 정원을 통해서 알 수 있었네요. 블로그 이웃님의 추천으로 찾아오게 된 제주의 숨도 안에는 계절에 맞추어 볼거리가 다양한 곳입니다. 우리가 찾은 6월은 뭐니 뭐니해도 수국이지요. 엄마가 좋아하시는 수국을 마음껏 볼 수 있었던 곳이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한 곳입니다. 
 
 
숨도라는 정원 안에는 카페, 팬션, LP감상실, 하귤다리, 배양근실, 실내 식물 전시장, 동백정원, 수국정원, 산수국 오솔길, 이끼정원, 팜파스 가을정원, 야외 전망대, 야외 폭포, 가을에 볼 수 있는 억새 정원까지 갖추어진 곳입니다. 가서 보면 아시겠지만 사람의 손길이 늘 닿아서 가꾸어진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입장료도 비싼 것 일까요? 😜
 
 
어른은 6,000원, 노인은 3,000원이었어요. 노인은 아마도 65세 이상이겠지요? 
 
 
 
 

 
 
숨도를 가꾸는 분들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화산활동으로 탄생한 제주는 90퍼센트가 현무암으로 생명이 살아가기 다소 척박한 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의 트멍마다 물기가 고이고, 이끼가 쌓이고, 사이사이 식물의 뿌리들이 얼기설기며 꿋꿋하고 끈질기게 생명을 틔웁니다. 
 
 
이렇게 제주만이 가진 독특한 생태의 보고를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고 가꾸며 함께 그 가치를 나누고자 부지런히 정원을 돌보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온전한 "나"와 오롯이 마주한 제주의 자연이 주는 사색의 걸음으로 치유와 마음의 여유를 채워 가시길 바랍니다. 
 
 
 
 


 
 
제주 숨도라는 정원은 그냥 '예쁘고 멋진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기 보다 곳곳에 나 있는 길을 걸으면서 생각하면 더 좋을 수 있는 그런 정원이예요. 어떤 팀(추측컨대 친구들 모임인 것 같음)은 해설사의 동행으로 숨도 안에 있던 식물들에 대해, 또 숨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있더라고요. 느린 여행이어도 좋다면 그렇게 숨도를 알아가는 것도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번 여행은 엄마와 함께라 오롯이 '나'와의 마주함이 가능하지 못했지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면 '숨도'의 길을 천천히 걸으며 생각에 젖어보고 싶어요. 아마도 그 생각 속에서 인생의 물음표가 하나씩 지워지는 경험도 하게 되리라는 기대도 가지게 되더군요. 
 
 
 


 
 
오랫동안 수국길을 걸었더니 얼마나 더운지... 더위 많이 타시는 엄마가 그렇게 덥다 덥다하지 않으신 이유는 아마도 수국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꽃에 취해서 다니신 덕에 더위까지 잊어버리셨다니. 🤣 비싼 정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기에, 가능하면 이런 곳에 있는 카페는 들리지 않는 것이 국률(?)이지요. 
 
 
하지만 '엄마'와 함께라는 큰 힘이 저의 경제관념을 깨트립니다. 🤑 오랜만에 커피가 아닌 다른 차를 주문해요. 오가면서 보았던 커다랗고 노란 이름을 몰랐던 것이 하귤인 것을 알고는 하귤 에이드를 주문합니다. 큰아이는 변함없이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동생은 요즘 쑥에 꽂혔는지 쑥에이드, 엄마도 저와 같이 하귤 에이드. 
 
 
여행에서 먹는 것은 웬만해서는 비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요. 에이드 한 잔에 8천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짠순이인 내가 그것을 크게 여기지 않고 지낸 것을 보면 아무래도 여행 속에는 경제관념을 무디게 만드는 마취제가 숨어 있는 것 같아요. 
 
 
또 큰아이와 저만 왔다면 가격에 예민했을텐데 엄마와 함께 동행한 것도 큰 이유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추측이기도 해요. 😁 어쨌든 주문한 하귤 에이드는 아주 맛있었다는 것, 글을 쓰는 지금도 하귤의 맛이 입안에서 감도는 것 같아요. 
 
 
 
 

 
 
제주의 6월은 수국이지요. 또 하나 제 경험으로 얻은 제주의 6월 속에 포함시키게 된 것은 하귤입니다. 겨울에 나는 제주 감귤만큼 여름의 하귤이 맛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된 날이기도 해요. 약간 시기도 하지만 달콤함도 함께 있는 귤입니다. 또 감귤과 달리 알이 커서 먹을 게 있는 귤이더라고요. 맛있었어요. 
 
 
이번 6월 제주여행을 하면서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어요. 제가 꽤나 혼자의 여행을 즐긴다는 것을요. 함께 해도 혼자 생각하고 느끼며 걷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 여행이기도 했어요. 물론 가족과 함께 해서 좋았던 것이 더 많았겠지만, 제 마음 한켠에서는 끊임없이 '인생의 길'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예요. 
 
 
조만간 그런 여행길에 오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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