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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날엔 걷기

양재천을 걸어 개포동 오븐데이까지, 중년의 맛있는 수다

by 모나스프링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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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가능하면 외출을 하지 않으려는 것을 내 생활의 원칙(?)으로 두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요. ^^ 아직은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한 날은 저녁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네요. 작은 우산 하나를 접어서 들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양재천의 그늘 아래로 걷기 시작합니다. 
 
오늘같은 날은 고기를 먹어 줘야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약속 장소를 알려주며 고깃집으로 오라고 하네요. 약속 장소까지 걸어서 가는 시간을 계산해 보고, 그 시간에 맞추어 길을 나서요. 가능하면 나무가 우거진 그늘아래로 걷습니다. 햇빛이 무서운 계절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때는 6월 중순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우리 세 사람은 가끔 이렇게 주말에 만나고 있어요. 대부분 월급이 제일 많은 친구가 식사비용을 지불하고, 두 사람은 돌아가며 자유롭게 커피값을 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또 다른 사람이 식사비, 커피값을 지불하기도 하죠. 서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싶은 사람이 내는 자유로운 만남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가정 살림을 맡아서 하는 아줌마들이다 보니 만나서 먹는 음식값에 신경이 쓰이기도 하답니다.
 
날씨가 조금 더워서 차를 가지고 갈까 하다가도 먼저 걷는 생활을 우선으로 하게 됩니다. 어쩌면 이것은 습관이 낳은 결과인지도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자동차는 파킹할 곳이 애매하면 그 자체가 짐이 되거든요. 주차비도 물론이고, 신경써야 하는 일이 생기니까요. 그런 이유도 한몫해서 걷는 것이 최고입니다. 약속 장소까지는 넉넉하게 잡아 걸어서 40분이면 가는 곳이니 어차피 오늘 해야 하는 걷기까지 가능한 일석이조가 되는 셈입니다.

늘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만 걷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걸으면서 에어팟을 귀에 꽂고 그동안 듣지 못한 강의나 좋은 프로그램의 유튜브도 들을 수 있고, 가장 좋은 것은 생각을 정리하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걸으며 생각할 수 있다는 것, 해 본 사람들은 압니다. ^^



 


2층 고기집을 올려다 보며 1층 마당 벤치에서 친구들을 기다려요. 먼저 한 사람이 합류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1층에 보이는 가게를 둘이서 눈여겨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에게 전화를 해 장소를 변경합니다. 아무래도 고기보다 모듬 치킨과 고르곤졸라 피자가 당기는 날인가 봅니다. 두 사람의 의견일치로 그렇게 그곳에 앉아 먼저 주문을 넣고 나머지 친구를 기다려요.

나중 온 친구는 어느 것을 해도 좋다고 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예요. 이 친구가 또 물주이기도 하고요. 😆 오랜만에 먹는 고르곤졸라 피자가 더 맛있게 느껴졌던 주말. 그렇게 마음껏 먹고 끝이 없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이미 남편이 차를 가지고 가게 앞 도로에 주차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으니… 얼마만에 이런 시간을 가져 보는지, 가끔 이런 시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지나간 6월의 일상을 소환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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